이슬람과 지하드: 오해와 진실

카렌 암스트롱의 『신의 전쟁』을 중심으로

이슬람(Islam)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로, 약 20억 명 이상의 무슬림이 신앙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서구 사회에서는 이슬람과 폭력을 동일시하는 편견이 여전히 강하며, 특히 ‘지하드(Jihad)’라는 개념이 테러리즘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지하드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성전(聖戰)’이 아니다. 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의 『신의 전쟁(Fields of Blood)』은 지하드의 본래 의미와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며, 현대 사회에서 왜곡된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이슬람에서 지하드가 원래 어떤 개념이었으며,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서구 사회에서 지하드가 어떻게 오해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지하드(Jihad)란 무엇인가?

① 지하드의 어원과 원래 의미

‘지하드(Jihad)’라는 단어는 아랍어 ‘자하다(جَهَدَ, J-H-D)’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노력하다, 애쓰다, 투쟁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 즉, ‘지하드’는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 이는 무슬림이 신앙을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고, 유혹과 악을 극복하는 과정을 뜻한다.

   즉, 지하드는 본래 ‘자기 계발과 신앙적 수행’에 가까운 개념이었다.

② 이슬람 경전에서 지하드의 개념

이슬람의 성전인 코란(Quran)과 하디스(Hadith, 무함마드의 언행록)에서 지하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언급된다.

• "자신의 욕망과 나쁜 습관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이 가장 중요한 지하드이다." – 하디스
• 코란 25:52 “그러므로 불신자들에게 복종하지 말고, 그들과의 큰 지하드로 분투하라.”
  • 이 구절에서 ‘큰 지하드(Greater Jihad)’는 전쟁이 아니라, 신앙을 지키고 선한 삶을 실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지하드는 단순히 군사적 개념이 아니라, 자기 수양과 신앙적 헌신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었다.

 

 

 

2. 역사적으로 지하드는 어떻게 사용되었는가?

① 무함마드 시대의 지하드

무함마드(Muhammad) 시대(7세기)에도 지하드는 단순한 군사적 전쟁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개념이었다.

• 초기 이슬람 공동체(움마, Ummah)는 메카의 강력한 부족들로부터 위협을 받았으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 무장할 수밖에 없었다.
• 무함마드는 ‘전쟁은 정당방위일 때만 허용된다’고 가르쳤으며,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금지했다.
• 코란에서도 "억압이 사라지면 전투를 멈추라(Quran 2:193)"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무함마드 시대의 지하드는 ‘공격적인 전쟁’이 아니라, 생존과 방어를 위한 개념이었다.

②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의 지하드

• 중세 이슬람 국가들은 지하드를 국가의 방어와 확장 수단으로 활용했다.
• 하지만 이슬람 법(샤리아, Sharia)에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폭력을 금지했다.
• 살라딘(Saladin)과 같은 이슬람 지도자들도 십자군 전쟁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하지 않는 등 도덕적 기준을 유지하려 했다.

   즉,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도 지하드는 무차별적 폭력이 아니라, 정당한 방어와 통치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3. 현대 사회에서 지하드의 왜곡과 오해

① 서구에서 지하드가 ‘테러’와 동일시된 이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지하드’라는 단어를 ‘테러’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9·11 테러(2001) 이후 미국과 서구 언론이 ‘지하드’를 폭력적 개념으로 강조함.
•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알카에다, IS 등)가 ‘지하드’라는 용어를 자신들의 무장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함.
• 서구의 역사적 기억 속에서 이슬람의 확장이 십자군 전쟁과 충돌한 사건들과 연결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됨.

   즉, 현대 사회에서 ‘지하드’는 원래 의미와 다르게 왜곡되어 사용되고 있다.

② 극단주의 단체들은 ‘지하드’를 어떻게 악용했는가?

• 현대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정당화하기 위해 ‘지하드’를 내세운다.
• 하지만 이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해석과는 크게 다르다.
• 많은 이슬람 학자들과 성직자들은 "테러는 이슬람과 무관하다"라고 명확히 밝히며, 지하드를 폭력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오늘날의 테러리즘은 지하드의 본래 의미와는 거리가 멀며, 정치적·사회적 불만을 가진 극단주의자들이 종교를 왜곡하여 이용한 것이다.

 

 

 

4. 평화적 지하드: 현대 이슬람 사회에서의 실천

① 현대 이슬람 사회에서 ‘평화적 지하드’의 개념

• 교육과 지식 습득:
  • 많은 무슬림들은 지하드를 ‘학문과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는 노력’으로 해석한다.
  • 예를 들어, 여성 교육을 장려하는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의 활동도 ‘평화적 지하드’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 사회적 정의와 빈곤 퇴치:
  • 일부 이슬람 학자들은 사회 정의 실현, 빈곤 퇴치, 의료 지원과 같은 활동이 지하드의 현대적 형태라고 설명한다.

   즉, 오늘날 많은 무슬림들은 지하드를 폭력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위한 노력으로 실천하고 있다.

 

 

 

5. 결론: 우리는 지하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지하드는 본래 ‘신앙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의미였으며, 군사적 개념이 아니었다.
• 역사적으로 지하드는 방어적 성격이 강했으며, 무슬림 지도자들도 무차별적인 폭력을 금지했다.
• 오늘날 테러리즘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지하드를 왜곡한 것이며, 이는 이슬람의 가르침과 다르다.
• 현대 이슬람 사회에서는 교육과 사회 정의를 위한 평화적 지하드가 강조되고 있다.

 

   『신의 전쟁』은 우리가 ‘지하드’를 단순히 폭력과 동일시하는 것이 위험하며, 역사적 맥락에서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